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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자 설치미술 [바늘여인] 관세 사건

by 뮤진트리 2019.03.03

무엇이 미술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법적 논쟁의 대표적인 국내 사례를 소개합니다.

                                        김수자, <바늘여인〉, 1999~2000. 4채널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 중 델리(Delhi) 채널, 6:33 무음.

서울세관이
A 재단에서 수입한 김수자(1957~)의 대표작 <바늘여인>(1999~2000)음성 또는 기타 이와 유사한 영상이 기록된 레코드테이프와 기타 매체로 분류하여 관세와 부가세 등 약 1,700만 원을 부과한 것이다.

 

김수자는 캔버스·물감·붓으로 대변되는 서양화의 한계를 넘어 바늘로 꿰매는 행위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관을 확립하고,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 대표 작가로 초청받는 등 국제적으로 지명도 높은 작가이다.

 

그녀는 1992년부터 인간의 삶과 밀착된 소재인 천을 이용한 보따리를 주제로 하여, 그 작업이 널리 알려지면서 일명 보따리 작가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특히 1997년 보따리를 싸서 트럭에 싣고 전국을 돌며 행한 퍼포먼스 기록물인 비디오 작품 <보따리 트럭-2727킬로미터>1999년부터 중국과 인도 등의 주요 도시를 순례하면서 퍼포먼스를 하고 이를 기록한 <바늘여인>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김수자 '보따리(Bottari)' Tradition Korean bedcover and used clothes 2005


<바늘여인>은 군중이 밀집해 있는 도쿄상하이델리뉴욕 4개 도시 한복판에서의 퍼포먼스를 담은 영상으로, 작가가 자신의 몸을 바늘로 여기고 여러 장소들의 사회적 맥락을 관통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영상 속에서 검은 생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등을 돌린 채 서 있는 작가는 도시가 변하고 사람들이 변하고, 때로는 그녀를 스쳐 지나가면서 힐끗거리거나 부딪혀도 묵묵히 그 자리에 서있다.

 

바늘이 천을 통과해 오가는 움직임 속에서 들숨과 날숨, 음과 양, 삶과 죽음을 떠올린 작가는 스스로 바늘이 되어 세상을 엮는 바늘여인이 되고자 이 작품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영상작품이 미술작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관세 대상으로 여겨진 것이다. 미술작품은 관세법 제90조 및 부가가치세법 제26조에 따라, 박물관 등의 기관에서 학술연구 및 교육을 목적으로 수입되는 물품일 경우 면세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바늘여인>DVD 4, TV 모니터 4, DVD 플레이어 4대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당시 현대미술계에서 김수자의 작가적 위상을 감안하였을 때, 이 영상이 작품으로 인정되지 않고 관세 부과 대상이 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A 재단은 <바늘여인>이 설치미술작품이자 비디오아트임을 주장했지만, 관세심사위원회 심의에서는 예술가에 의해 조각되거나 성형된 오리지널 조각 또는 조상의 형태로 제시되지 않았고, 완성품의 구성 내용 중 일부만이 수입신고된 점을 들어 기각했다.

 

이러한 처분에 반발한 A 재단은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소송에서해당 작품이 비록 작가가 직접 육필로 그린 것은 아니지만 영상 수록 매체라는 새로운 소재를 통해 작가가 직접 촬영한 영상을 담아내는 방식으로 작가의 정신을 표현해낸다는 점에서는 회화나 데생, 파스텔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미스 라인골드 >1993. 백남준,

더불어 A 재단이 1995년부터 1997년까지 무관세로 수입한 작품들을 근거로 제시하였는데, 그중 백남준의 <라인골드(Rheingold)>(1995)는 네온관소니 TV 워크맨 세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비디오 조각으로 분류되었으며, 마르셀 브로타에스(Marcel Broodthaers,1924~1976)<소스팬과 닫힌 홍합들(Casserole and Closed Mussels)>(1964)은 홍합 껍데기가 담긴 가방 전체를 미술작품으로 인정받아 무관세로 수입되었다. 동시에 국립현대미술관이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목적으로 수입하는 설치작품이 면세인 점 역시 무관세를 입증하는 근거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작품의 설치 방식과 관람 방식도 판결에 영향을 주었다. 전통적인 조각 작품을 설치하고 감상하는 방법과 달리, 비디오 설치작품들은 관람객이 작가의 퍼포먼스를 직접 경험하는 느낌이 들도록 커다란 스크린으로 전시장 벽면을 둘러싸는 방식의 세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설치 매뉴얼 역시 작가의 의도가 담긴 작품의 일부인 것이다.

 

결국, 서울행정법원은 김수자의 <바늘여인>예술가가 디자인하고 창작한 전시공간에서 예술가의 감각과 사상이 깃든 영상이 특정한 형태로 성형된 설치미술작품으로 인정하고 면세 대상으로 판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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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품다

김영철 |뮤진트리

2019.02.25

빈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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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문학, 매혹의 예술 책을 만드는 뮤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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