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KYOBO 교보문고

금/토/일 주말특가
책 다시 숲 펀딩 감사이벤트
삼성 갤럭시 이용자면 무료!
샤랄라 견과 선물 증정
  • 손글쓰기캠페인 오픈 기념 이벤트
  • 교보아트스페이스 5-6월 전시
  • 손글쓰기캠페인 메인
  • 교보 손글씨 2019 무료 폰트

북캐스트 로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_책 수선가를 만나다

by 책읽는수요일 2018.06.15

특별한 사람에게 선물받은 책, 엄마의 서가에서 발견한 책, 여행 떠나기 직전 공항에서 구입한 책…… 다 같은 책처럼 보여도 저마다의 사연에 따라 특별한 책으로 존재합니다.
매거진 라곰한국판에서는 그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책을 좀 더 오래오래 곁에 둘 수 있도록 고쳐주는 공간, ‘재영책수선을 운영하고 있는 책 수선가이자 북아티스트 재영을 만났습니다.

                                 

책 수선이라는 작업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먼저 책 수선가의 하루가 어떤지 들려주시겠어요?

재영 작업 스튜디오와 거주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 보니, 출퇴근 시간을 확실히 정해두고 일하려는 편이에요. 10시부터 오후 430분까지로 정해두었죠. 작업 시간이 조금 짧아 보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정해진 시간 사이에는 의뢰받은 책 수선과 관련된 일만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저의 개인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은 아침에 일어나서 작업에 들어가기 전 9시 무렵부터 작업실을 정리하곤 합니다. 사용하는 도구나 작업대에 이물질 같은 건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죠. 책 수선이 워낙 정밀함이 필요한 작업이다 보니, 자칫 작은 부스러기 하나로 문제가 생길 수 있거든요. 어쩌면 하루 중 제게 가장 중요한 시간은 작업 시작하기 전에 주변을 정리하는 시간과 작업을 마치고 작업대를 완전히 비우는, 그 작업 전후의 30분씩인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서 일할 때 상사로부터 배운 오래된 습관이기도 한데, 작업대가 깔끔히 정리되어야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의식적으로 중요한, 일종의 리추얼의 시간이죠.
퇴근 전까지는 의뢰받은 책의 수선 작업을 합니다. 망가진 책을 고쳐 새로운 책으로 만드는 거죠. 책의 상태마다 그날그날의 작업 내용이 달라지고요. 430분에 퇴근하면 조금 쉬다가 산책에 나섭니다. 요즘 챙겨주는 길고양이들에게 밥도 좀 주고요. 저녁을 먹고 나서는 개인 작업을 해요. 의뢰 작업으로 야근할 때도 있지만요.

책 수선의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꼈나요?

재영 사람들은 보통 책 수선을 끝마쳤을 때, 망가진 걸 고쳤을 때 그 감흥이 클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오히려 망가진 책들 그 자체에 관심이 많았어요. 다양한 모습으로 파손된 책들을 일상에서 보긴 쉽지 않잖아요. 다들 되도록 책을 아껴서 보려고 하니까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책의 구석, 그 뒤틀어지고 망가진 형태를 살펴보는 게 흥미로웠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당시엔 의뢰받은 책들이 도서관 책들이다 보니까, 어쩌면 완성된 책에 대한 감흥이 없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책들은 수선되고 나면 다시 도서관 선반에
놓여 하염없이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거니까요. 뿌듯함보다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는 약간 기계적으로 일을 했던 것 같아요. 

                                 

요즘은 개인 의뢰를 받고 작업하는 형태니, 조금 다른 감정이 들겠어요.

재영 맞아요. 의뢰받는 책이나 지류들이 의뢰자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어떻게 보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책들이잖아요. 그래서 예전에 도서관에서 일할 땐 희귀도서를 다룰 때나 느꼈던 작업의 뿌듯함을, 지금은 매 작업마다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의뢰받은 책 한권 한 권이 다 희귀도서와 같으니까요. 작업에 임하는 태도도 많이 바뀌었고요.
신기한 부분이기도 하고 의뢰자분들께 감사한 부분이기도 한 것이, 여전히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어 충분히 새로 구입할 수 있는 책임에도 책 수선을 맡겨주신다는 거예요. 사실 수선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같은 책을 다시 구입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책 수선을 맡겨주신다는 것은 남들한테는 일반적인 책이라 하더라도 본인한테는 의미가 큰 책이란 거잖아요. 그래서 당연히 저도 그 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부담이 생기기도 하고 전에 없었던 희열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러고 보니 모든 책들이 누군가에게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이 될 수 있겠네요.

재영 그래서 작업할 때 정말 신중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픽디자인 작업을 할 때는 결과물이 의도와 달라지면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몇 번이고 수정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의 경우엔, 예로 들면 이 의뢰받은 일기장 작업 과정에서 한 장을 잃어버렸다거나 수선을 하다가 실수로 종이 일부가 찢어졌다거나 하면 대체할 수 있는 게 없잖아요. 그래서 작업할 때 정말 예민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부분이 스트레스일 수도 있지만 또 그것에서 쾌감을 느끼기도 하거든요(웃음). 제 성향과 잘 맞는 것 같아요.

책표지이미지

라곰(Lagom). 1

라곰 편집부 |책읽는수요일

2018.05.25

빈레이어



프로필 이미지
  • 34
  • 구독 47

책읽는수요일
나를 위한 좋은 시간

댓글 2

댓글입력
0/1000

바로가기